처음 타는 일본 신칸센, 표 사기부터 자리 찾기까지
일본을 처음 기차로 여행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가 신칸센입니다. 빠르고 정확하기로 소문난 만큼 한 번쯤 타 보고 싶지만, 막상 표 앞에 서면 노선 이름도 좌석 등급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처음 타는 사람이 헤매기 쉬운 부분만 골라, 표를 사고 자리에 앉기까지의 흐름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기차 여행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면 철도 여행 시작하기를 먼저 읽어 두면 한결 편합니다.
신칸센은 한 종류가 아니다
신칸센이라고 하면 하나의 열차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여러 노선과 등급으로 나뉩니다. 도쿄에서 오사카, 교토 방향으로 가는 노선이 가장 붐비고, 그 위에서도 정차역이 적은 빠른 등급과 역마다 서는 느린 등급이 따로 있습니다. 빠른 등급일수록 목적지까지 시간이 짧지만 표값에 큰 차이가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주의할 점은 같은 방향 열차라도 등급에 따라 일부 패스로는 탈 수 없는 열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여행자가 많이 쓰는 패스로는 가장 빠른 최상위 등급을 못 타고 한 단계 아래 등급을 타야 하는 경우가 있어, 시간표를 볼 때 등급 이름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지정석과 자유석
신칸센 좌석은 크게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나뉩니다. 지정석은 자리를 미리 정해 두는 방식이라 붐비는 시간에도 앉을 자리가 보장됩니다. 자유석은 정해진 칸 안에서 빈자리에 앉는 방식이라 조금 저렴하지만, 연휴나 출퇴근 시간에는 서서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혼자 가볍게 움직이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자유석으로도 충분합니다. 다만 큰 짐이 있거나 일행이 함께 앉아야 한다면 지정석이 마음 편합니다. 후지산이 보이는 쪽 창가처럼 특정 자리를 노린다면 지정석을 끊어 좌석을 직접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갈 때는 진행 방향 오른쪽 창가가 후지산을 보기 좋은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는 어디서 사나
표는 역의 매표 창구, 자동 발매기, 그리고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서 살 수 있습니다. 자동 발매기는 영어 화면을 지원해 출발역과 도착역, 날짜와 인원을 차례로 고르면 표가 나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좌석을 잡아 두고 현지에서 표만 받아 가는 방법도 있어, 성수기에는 이쪽이 안전합니다.
여러 도시를 길게 도는 일정이라면 구간마다 표를 사는 것보다 패스가 이득일 수 있습니다. 노선과 요금의 큰 그림은 시트61의 일본 철도 안내가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신칸센 역은 일반 열차 구역과 개찰구가 따로 있습니다. 표를 두 장 받았다면 둘을 겹쳐 개찰구에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장은 승차권이고 다른 한 장은 특급권이기 때문입니다. 개찰구를 통과한 표는 도착할 때까지 버리지 말고 잘 챙겨 두어야 합니다.
플랫폼 바닥에는 열차 종류와 차량 번호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자기 차량 번호가 적힌 위치에 미리 줄을 서 있으면, 열차가 정확히 그 자리에 멈추기 때문에 타자마자 자리를 찾기 쉽습니다. 신칸센은 정차 시간이 매우 짧으니 출발 안내 방송이 나오면 서둘러 올라타는 것이 좋습니다. 발차 직전에 뛰어드는 일은 위험하니, 한 편을 보내고 다음 편을 타는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차 안의 매너와 시설
일본의 기차 안은 대체로 조용합니다. 통화는 객실이 아니라 객차 사이 통로 공간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좌석에서는 이어폰을 쓰고 작은 소리로 대화하는 정도가 예의로 통합니다. 좌석은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는데, 뒷사람에게 가볍게 양해를 구하고 젖히는 사람도 많습니다.
긴 구간을 가는 열차에는 화장실과 세면 공간이 갖춰져 있고, 일부 노선에는 무료 인터넷이 제공됩니다. 콘센트는 창가 쪽이나 좌석 앞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기기를 충전할 일이 많다면 예약할 때 콘센트가 있는 자리인지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등급별 운임 차이와 패스 적용 범위는 재팬레일패스 안내에서 미리 살펴보면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짐과 먹거리
큰 캐리어가 있다면 좌석 맨 뒷줄을 노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맨 뒷좌석 뒤 공간에 큰 짐을 둘 수 있어 통로를 막지 않습니다.
신칸센의 또 다른 재미는 역에서 파는 도시락입니다. 지역마다 다른 도시락을 골라 자리에서 먹는 것이 일본 기차 여행의 오랜 풍습입니다. 출발 전 역 안 매점에서 도시락과 음료를 사 두면, 창밖 풍경과 함께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큐슈 방면처럼 신칸센으로 닿은 뒤 관광형 특급으로 갈아타는 일정이라면 큐슈 특급열차 편을 이어 보면 동선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일정에 신칸센을 어떻게 넣을까
도쿄와 간사이를 오가는 황금 구간만 신칸센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동북 지방과 규슈 방면까지 신칸센 노선이 뻗어 있습니다. 짧게는 두세 시간 거리를 이동하면서 도시 사이를 점으로 잇고, 도시 안에서는 지하철과 버스를 쓰는 식으로 짜면 동선이 깔끔해집니다. 지역별로 어떤 도시를 묶어 도는 것이 좋은지는 일본정부관광국 안내에서 권역별 정보를 참고하면 윤곽이 잡힙니다.
도시 한복판의 역에서 곧장 다른 도시 한복판으로 이어지는 점도 신칸센의 큰 장점입니다. 공항을 오가며 보안 검색을 받는 번거로움 없이, 출발 시각에 맞춰 플랫폼으로 내려가면 그만입니다. 일부 노선은 대형 수하물 공간을 예약해야 큰 짐을 실을 수 있으니, 짐이 크다면 표를 살 때 미리 확인하세요. 패스의 손익을 따지는 방식은 지역만 다를 뿐 원리가 같으니, 유럽 철도 패스 제대로 쓰는 법에서 정리한 계산법을 그대로 적용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신칸센은 빠른 이동 수단인 동시에 그 자체가 하나의 구경거리입니다. 첫 구간만 잘 넘기면 다음부터는 누구나 능숙하게 타게 되고, 표를 끊고 자리를 찾는 일이 금세 몸에 익습니다. 처음 일본을 기차로 도는 사람이라면,먼저 짧은 구간을도전해본뒤 익숙해진뒤 긴구간을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